한국에서 조금이라도 정치 혹은 사회문제, 사건들에 관심을 가진 여성으로 산다는 것
많은 리스크를 따른다 위험하단 명목으로 걱정이란 탈로 그런 것에 관심 가지지 마라. 찾아보지 마라. 스트레스받지 마라. 예민하게 굴지 마라. 피곤하지 굴지 마라.
때로는 잘난척하는 여자로 사회에 자행되는 잘못된 것들 보다도 더 끌어내려져야 하는 존재로, 그러는 너는 얼마나 깨끗한데 너는 얼마나 잘 알고 있는데 니가 모든 걸 다 알고 있어? 온갖 결벽을 요구당하기도 하다 종국엔 sns를 들키지 마라, 여성이 살해당하는 사건조차 함부로 말을 얹지 마라, 사회는, 회사는 널 보호해주지 못한다 그렇게 선언당한 세상에 살았다.
나를 보호하고 싶다는 핑계로 날 짓누르던, 스트레스 받지 말고 찾아보지 말라고 말하던 나의 가족은
결국 당신들이 먼저 관심가지고 조금이라도 바꿔놓았다면 내가 당신들이 원하는 딸이 될 수 도 있었을 것이란 걸 세상의 끝이 와도 이해할 수 없겠지
이젠 선천인지 후천인지도 모르겠는 나의 강박증은 완벽하게 모든 걸 알지 못하는 내가, 세상에 일어나는 모든 부조리를 알지 못하는 내가, 사회에 어떤 부분들을 수긍하고 살고 있는 내가, 움직이지 않는 내가, 완벽한 페미니스트가 아닌 내가 라는 이유로 최대한 말을 얹지 말자, 너무 주장을 강하게 가지지 말자고 생각하며 살게 했지만
처음으로 그런 짐에서 벗어나 글을 쓴다
하고 싶은 말을 한다
희망이 하나도 없는 것만 같던 이 시대에
옳은 것을 말하는데 눈치를 봐야하는, '모든 사람이 그렇다는 건 아닙니다'라는 사족을 당당히 요구하는
역사를 조롱하는
일베에 잡아먹힌
피해자를 구분하는
'이익'이 없다면 '옳은 것'일지라도 당당히 선택하지 않는
인간성을 포기했음을 전시하는 이 시대에
국가가 지우려고 발악하던 현실을 적어내던 한강 작가가 노벨문학상에 선정되어서
누구도 지울 수 없는 역사가 되어서
왜 그런 기분이 되었는지 왜 마음이 가벼워졌는지 정확한 상관관계 같은 건 몰라!!
하고 싶은 말을 한다. 그리고 알게된다
나는 줄곧 이러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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